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전 세계의 저명한 마스터링 스튜디오에서 채용된 사례가 많은 영국 PMC 모니터 스피커 MB2. 이 3웨이 모델을 가정용으로 새로이 어레인지한 것이 여기 소개하는 MB2SE이다.

MB2와의 차이는 스파이크 달린 전용 스탠드가 부속되어 있다는 점, 나뭇결이 아름다운 2가지 색상 중에서 선택할 수 있게 되어 있다는 점을 먼저 들 수 있다. 이와 더불어 유닛을 장착하는 베이스 플레이트의 고강성화를 시도하였으며, 캐비닛 내부의 브레이싱 구조에도 개량의 손길을 가했다.

 

더욱 ‘정숙한 스피커’의 실현을 지향한 브러시업일 것이다.

그리고 스펙을 보면 감도가 91dB/W/m에서 89dB/W/m로 떨어진 대신, 공칭 임피던스가 4Ω에서 8Ω으로 바뀌었다. 홈 오디오용 파워 앰프와의 더욱 양호한 매칭을 고려한 설계 변경이라는 생각이 든다. 동사제 스피커의 특징을 나타내는 것이 트랜스미션 라인의 채용이다.

 

 이는 인클로저 내부에 구부러진 긴 음도(이 기기의 경우는 3m)를 설치하고 종단(終端)의 프런트 포트에서 초저음을 내는 폴디드 혼 기술. 고전적인 스피커 설계 방법 중 하나로서 레조넌스나 위상 관리 등 그 설계에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데, 동사는 컴퓨터 해석을 구사하여 같은 방식만의 깊게 뻗는 맑디맑은 저음을 만들어 내는 데 성공, 와이드 레인지 재생이 필요한 현대 모니터의 신성으로 전 세계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다.

현대 리얼 사운드파의 기수 에너지 넘치게 밀어닥쳐 오는 확실한 음상의 리얼리즘. 이 스피커의 매력은 우선 거기에 있다. 트랜전트도 발군이며 음악이 생생하고 힘차게 약동하며, 듣고 있으면 상쾌하기 그지없다.

 

현대 재즈의 최첨단을 달리는 헬게 리엔 트리오의 CD ‘Spiral Circle’에서 들을 수 있는 인터플레이의 사실적인 묘사에 완전히 마음을 빼앗겼다. 빠른 킥, 더블베이스 아르코의 두께 등은 그야말로 생 연주와 같다고도 하고 싶을 만큼 스릴과 박력을 맛볼 수 있는 것이다. 75mm 대구경 미드레인지 드라이버를 지닌 이 기기 중음역의 좋은 리니어리티와 풍부한 표정도 특필할 만하며, 샘 쿡이나 냇 킹 콜 등 왕년의 명가수의 풍미 진하고 생생한 보컬을 듣고, ‘아! 방 하나만 더 있으면 이거 사고 싶다!’라고 나도 모르게 소리쳤을 정도.

 

 폴 루이스가 연주하는 베토벤 피아노 콘체르토에서 들을 수 있는 옥구슬처럼 아름다운 피아노는 그야말로 감로(甘露)와도 같은 울림. 인클로저의 강성 강화가 기여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, 음이 사라지는 순간이 결코 빈약해지지 않고 여운을 정묘(精妙)하게 그려내므로 휴지부의 호소력이 점점 더 증가하는 것이다.

시청 도중에 싱글 와이어링에서 바이 와이어링 접속으로 변경해 봤는데, 음질 향상의 정도가 컸다. 투박한 프런트 프레임이 인상적인 12인치 우퍼의 역기전력이 강력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.

 

어쨌거나 이 기기의 음을 듣고 무지크 일렉트로닉 가이타인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현대 리얼 사운드파의 기수로 새삼 PMC라는 이름을 마음에 새겨야겠다고 생각했다.